●제4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 제2강
정선희 에스큐브 디자인랩 대표
‘디자인으로 생각 깨우기’ 주제 강연
디자인 정의 확대… 사용자 경험 기반
조직 리더 ‘디자인씽킹’ 중요성 강조
“창의성은 실패 두려움 벗어나는 것”
“우리는 살아가면서 접하는 수많은 부정적인 말과 교육, 환경 등에 갇혀 있기 쉽지만, 그것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창의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창의성이라는 것은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하는 것이자,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4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의 2번째 강좌가 지난 12일 광주 동구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정선희 에스큐브 디자인랩 대표가 강단에 올라 ‘디자인으로 생각 깨우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수석디자이너이자 스테디셀러 제품 디자인·기획자로 인정받던 정 대표는 그야말로 ‘좋은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안정적인 생활을 뒤로 하고 모험을 택했다.
카이스트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곧 대우전자에서 제품디자이너로 활동하는 등 굴곡없는 길을 걷는가 했지만, 정 대표는 다시금 하버드대학에서 건축디자인을 배우며 영역을 넓혀갔다. 미국 보스턴에서 건축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다시 삼성전자에서 수석디자이너로 일하게 되면서 정 대표에게 디자인이라는 영역의 범위는 기존의 틀을 뛰어넘었다.
정 대표는 “‘일과 사랑, 사랑과 일, 이것이 전부다’라는 프로이트의 말처럼 저에게 일은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라며 “하지만 그만큼 커리어적으로 굉장히 성공적인 길을 걸어오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제품 등 산업 디자인을 거쳐 건축 디자인까지 섭렵한 정 대표는 그동안 스타일링적인 디자인에 초점이 맞춰진 대부분의 과정들이 매우 천편일률적이고 비효율적이라고 느끼고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디자인의 역할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정 대표는 “근래들어 대기업 회장들의 신년 인사말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CX, UX이다. 고객경험(CX, Customer eXperience)과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은 이제 제품 개발 단계의 핵심으로 꼽히는 가치로, 디자인 전략을 담아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서 더욱 확대된 ‘서비스 디자인’은 농부들을 위한 자문 서비스 앱을 개발하고 스마트건강관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문제 해결에 알맞는 접근 방법을 실체화 시키고, 제시하는 폭 넓은 디자인”이라며 “에스큐브 디자인랩은 UX연구와 이와 같은 서비스 디자인을 제공하는 컨설팅 기업인 셈이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에스큐브 디자인랩’이 단순한 디자인 회사일 것이라고 인지하던 원우들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강연에 집중했다.
그동안 정립됐던 디자인의 개념부터 뒤흔들며 강연을 시작한 정 대표는 도전적인 시각과 창업 아이템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만큼 곧바로 조직 리더들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디자인씽킹’의 중요성 강조했다.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은 일례로 하나의 제품을 개발한다면 이제는 기술적인 개발 과정을 넘어 제품의 기획, 마케팅, 관련 서비스 등 전 과정에 디자이너들의 감수성과 사고방식이 적용돼야 한다는 개념이다.
정 대표는 “디자인씽킹은 내가 지금 뭘 해야 될지, 문제가 뭔지부터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복잡한 부서 관계 속에서 협력할 때도, 새로운 대학인 유니스트에서 디자인융합학부를 만들어 낼 때도, 비전공자를 위한 디자인씽킹 수업을 기획할 때도 디자인씽킹을 통해 모든 과제를 해결해 왔다”고 자부했다.
디자인씽킹은 근본적으로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유기체인 조직을 갖추고 있는 기업 리더 역시 디자인씽커가 되어 공감하고 긍정적인 목표를 세운 뒤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정 대표는 “두렵지만 미래를 창조한다는 긍정적인 목표를 세우고, 사용자를 직접 만나는 수고로움을 통해 그들의 필요를 공감하고,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고 시제품을 끊임없이 개선해 나갈 때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기업가들에게 디자인씽킹은 그 무엇보다 사용자들을 공감하고, 문제를 찾아내고, 정의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내기에 좋은 전략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 대표는 성공, 탁월함, 창의성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일을 통해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인생에 대해 이야기 했다.
정 대표는 “성공이라는 개념에 대해 정말 어렵게 생각했는데, 지금 저에게 성공은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찾아내는 것, 곧 나다움을 발견하는 것이고 그 나다움을 찾아가는 끈기에서 탁월함이 나오는 것 같다”며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여줄 수 있는 용기와 내가 잘 못하는 걸 시도하는 것, 나랑 정말 맞지 않는 사람과 협력해 보는 것, 결과에 집중하지 않고 과정을 즐기는 것 등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만들어 준다. 그것이 바로 창의성이며 그로 인한 새로운 시도와 모험은 반드시 미래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전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출처: 전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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