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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희의 위드 디자인] ESG와 디자인 싱킹

에스큐브디자인랩 대표

카카오 사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상기

사회 문제 해결하며 경제적 가치도 추구

사회 구성원들의 관심과 노력이 중요


지난 주말 카카오 판교데이터센터의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중단으로 사용자들의 불편이 컸다. 경제적 손실은 물론이거니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평가에서도 심각한 감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05년 유엔 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에서 처음 등장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지표인 ESG가 최근 경영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첫 번째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이겠다. 우리 모두는 환경파괴와 기후변화의 중요성을 지난 3년간 엄청난 대가를 치르며 알게 되었다. 두 번째는 2021년 세계 최대 자산운영사 블랙록의 “모든 투자에 ESG 평가를 반영할 것”이라는 선언이다. 기후 리스크가 투자 리스크이며, 지속가능한 활동의 증거가 없는 기업에는 투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약’ 복귀를 선언한 것이다. 국제사회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정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기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기업의 자발적인 활동이었다면,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기업의 ESG는 공시 의무화가 논의 중이다. 대기업에서는 ESG 위원회가 설립되고, CSR 부서들이 대부분 ESG로 이름을 바꾸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도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고자 동분서주 중이다. 디자이너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처음 문제 제기한 사람은 1970년대 미국 디자이너 빅터 파파넥이다. “사물을 그저 아름답게 만드는 것에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면 인류에 대한 죄악이다”라며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더 많은 쓰레기를 생산한다는 소비주의 디자인에 반기를 들었다. 디자이너는 환경, 사회, 도덕적 문제에 책임을 느껴야 하며,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기여해야 한다며 강력하게 디자인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 디자인을 주장했다.


이런 관점에서 비즈니스 환경 안에서 사회 혁신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 디자인 그룹이 있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디자인 싱킹 회사인 아이디오(IDEO)이다. 2000년대에 부상한 디자인 싱킹은 비즈니스 혁신을 주도했다. 2009년 토론토 경영대학원 학장인 로저 마틴의 책 ‘디자인 싱킹’의 영어 원제가 ‘비즈니스의 디자인’인데 디자인과 비즈니스의 결합을 이야기하고, 분석적 사고와 직관적 사고의 통합을 이야기한다.


아이디오(IDEO)는 초기부터 제품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추며 서비스 디자인, 디자인 전략을 통해 기업 내에서 제품, 서비스 혁신과 조직문화를 변화시켜 놓고 있다. 동시에 지구온난화, 헬스 케어, 교육 문제 등 크고 어렵고 복잡한 사회적 문제들도 다루기 시작했는데, 이 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 ‘IDEO.org’라는 독립된 비영리기관을 만들었다. 이 기관을 통해 제3 세계, 또는 선진국 내의 소외 지역과 취약 계층의 문제에 최적화된 디자인 싱킹 프로세스와 도구들을 제공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다양한 사회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주로 기업의 문제 해결에 디자인 싱킹을 활용하던 나도 2014년 미얀마 양곤에서 1년여간 디자인 싱킹으로 소셜 섹터의 프로젝트들을 현지인들과 진행했다. 이때 IDEO.org의 디자인 싱킹 툴킷들을 현장에서 사용했는데 매우 실질적이고 강력한 방법론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있던 디자인 NGO도 현재 사회적기업으로 변모해 가고 있는 중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꼭 기업의 책임이어서만은 아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훨씬 더 넓은 고객층과 시장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회적 가치를 풀어 가는 과정에서 경제적 가치를 발견하며, 경제적 가치 안에서 사회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기에 ESG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 디자인 싱킹은 양자택일적 사고가 아니라 두 대안의 장점을 통합해서 새로운 대안을 만드는 통합적 사고로 ESG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디자인 싱킹은 상황과 문맥 안에서 사용자(이해 관계자) 공감을 통해 제대로 된 질문을 찾아내고 새로운 이해 관계자를 발견하고, 수많은 이해 관계자의 참여와 협업을 끌어내고 사용자의 여정 지도를 그려 보면서 진짜 문제점들을 정의한다. 모든 서비스의 터치 포인트를 살펴봄으로 새로운 기회 요소를 발굴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시각적 사고로 숨겨져 있는 문제를 드러나게 함으로, 함께 피드백하며 협력적으로 아이디어를 발전시킨다.


ESG에 대한 관심이 실제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모든 기업이나 조직에서 다시 한번 존재 이유를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지구환경이라는 절대절명의 어려운 문제를 함께 창의적으로 해결해 보자.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ESG는 사회 구성원의 의식과 정비례할 수밖에 없기에 각자의 위치에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정선희 위드디자인 ESG와 디자인싱킹


출처: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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